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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마태복음

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 : 마태복음 26-28장(3)

by 예다준 2022. 9. 2.

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 : 마태복음 26-28장(3)

 

 

 

 1-2-3. 빈 무덤 기사와 부활 현현 기사(27:57-28:20)의 특징과 구조 분석

    앞의 두 단락은 문학적 구조를 분석하기에 비교적 쉬운 성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락은 조금 더 까다롭다. 이 단락은 주제별로 분석을 해야 문학적 구조가 보인다. 그렇다면 본문을 주제별로 분류를 해야 한다. 성경 본문을 보면서 마태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뽑아서 분류하는 것은 단어나 문구 등의 대조로 찾아보는 분석 방법보다 한 단계 더 어렵다. 

 

  마 27:57-28:20은 "빈 무덤 기사"와 "부활 현현 기사"로 구성된 단락으로 마태복음의 마지막 종결부이다. "빈 무덤 기사"와 "부활 현현 기사"는 사복음서 모두에게 나오기 때문에 마태복음만의 특징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마태만의 독특한 문체나 구조도 다른 부분에 비해서 알아내기 쉽다. 

  마태가 이 단락에서 강조하는 바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마태의 부활 기사의 첫 번째 특징은 예수님의 부활을 증명하려는 일에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기독교가 2천 년 이상 세상에 알려진 오늘날에도 예수 부활의 진정성(실재성)은 가장 관심을 많이 끄는 질문이다. 그러니 이 관심은 부활 사건의 당대인들에게는 지금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종교 사회적 이슈였을 것이다. 그런데 마태는 그런 사람들을 자신의 복음서의 첫 번째 독자로 두었는데도 예수 부활의 진정성을 애써 증명하려 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마태는 예수의 부활을 천사가 전해준 한 마디 말로 대신했다(마 28:6)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의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의 누우셨던 곳을 보라."

  마가와 누가는 사도 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을 여럿 소개했다(예로 막 16:12-13, 눅 24:13-35). 그들의 이름도 거론하고(눅 24:10), 요한은 도마에게 못 자국에 손가락을 넣어보라는 식의 증명 행위도 소개했다(요 20:27). 하지만 마태는 이것들을 하나도 거론하지 않았고, 예수의 부활의 사실성을 힘써 증명하지 않았다. 

  2) 마태복음의 부활 기사의 두 번째 특징은 갈릴리로 가라는 명령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이다. 

  마태는 주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 말씀한 부활 후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실 거라는 약속(마 26:32)이 부활 현현에서 여인들에게 전언이 되고(28:7), 여인들의 증언대로(28:10) 성취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것은 마태복음에만 있는 특징으로 마태의 저작 의도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단서임은 분명하다.
  제자들에게 갈릴리로 가라는 명령은 부활을 전하는 천사가 말했고(28:7), 부활하신 예수님도 명(28:10)할 만큼 마태복음의 부활 이후 사건에서 중심 메세지로 부각되었다. 마태에게는 예수 부활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것보다 제자들이 갈릴리로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래서 마태는 마가가 사용한 천사의 언급 "가서"(막 16:7)를 "빨리 가서"라 바꿀 정도였다(28:7). 그러므로 마태복음 28장을 해석할 때 이 사실을 중심으로 본문을 보아야만 한다. 

  3) 세 번째로 마태의 예수님의 부활 이후 기사의 특징은 초대교회를 골치 아프게 했던 예수의 부활에 대한 거짓 뉴스를 다루어 바로 잡으려 했다는 점이다. 이 가짜 뉴스는 (아마도 불신의) 유대 사회에 널리 퍼져(28:15) 교회의 복음 전파를 방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태는 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에 주력했다.



  4) 마태의 부활 현현 기사의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선언이다. 이것은 1), 2)와 연결된 것으로 마태복음 부활 이후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메세지라 평가할 수 있다. 마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하나님으로부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위임받은 자"라 선언했다(28:18). 마태는 이 선언을 듣는 것이 예수의 부활을 증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지체 없이 갈릴리로 가야만 한다고 명령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 선언은 단 7:13-14의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을 실행하도록 위임을 받은 "인자"의 모습이다. 

  단 7:13-14 "내가 또 밤 이상 중에 보았는데 인자 같은 이 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자에게 나아와 그 앞에 인도되매 14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로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라 옮기지 아니할 것이요 그 나라는 폐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다니엘서의 인자는 종말론적인 하나님의 백성들을 모은 후 "옛적부터 항상 계신 자"(하나님)에게 나아간다. 그러면 "옛적부터 항상 계신 자"는 인자에게 하나님의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로 그를 섬기게 한다. 이로서 인자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심판과 구원을 대행하게 된다. 이제까지 수치와 모욕을 당하다가 결국 악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예수가 부활로 다니엘이 본 인자와 같이 하나님이 작정하신 종말론적 구원 사역의 실행자가 되신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선언을 마태복음 전체에서 보면 그 중요성이 더욱더 명확하게 보인다. 먼저 예수님의 종말론 강화에서 예수가 종말에 승리를 가져오는 주권자인 인자로 강림한다는 가르침이 이미 여러 번 선언된 바 있다(24:30-31, 37, 39, 44; 25:31). 부활한 예수님의 선언은 이 선언이 성취되었다는 선언이다. 또 주목할 것은 대제사장 가야바의 심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종말의 인자로 하늘 성전을 가지고 와서 가야바로 대표되는 옛 이스라엘의 옛 성전을 심판할 것이라 예언한 바 있다(마 26:64). 마태는 이 예언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옛 성전은 파괴되고 옛 이스라엘이 심판을 받아 참 성전, 예수 성전으로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이 탄생했다 선언한 것이 된다.  

  5)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부활 현현 기사가 강조하는 것으로 제자의 업그레이드를 들 수 있다. 

  10장에서 제자에게 파송에 대한 가르침을 주실 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적을 행하는 능력은 주셨지만 가르치는 권위는 부여하지 않았다(10:1-8). 그러나 이제 제자들은 예수께 배운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제자가 되었다(28:20). 드디어 제자들은 예수님과 같이 예수님의 3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자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십자가 직전 제자들의 모습은 파산에 이른 상태였다. 그들은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고, 저주하고 거부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예수님의 예언대로 정결하고 온전한 제자로 거듭나(26:31) 예수님의 3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자들로 성장한 것이다.

  이상의 사실들은 성경 본문을 해석하는 가이드 라인 역할을 하지만 문학적 구조에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성경 본문과 가이드라인에서 살펴본 주요 주제들이 구조적으로 일치한다. 마태는 위에서 살펴본 가이드라인을 강조하기 위해 본문에 "예수의 죽음과 부활", "부활에 대한 가짜 뉴스", "부활 현현과 명령" 세 가지 주제로 동의적 평행법을 구성했다. 앞의 주제부터 a, b, c로 표기하면 마 28:57-28:20은 아래와 같은 구조로 분석된다.

a. 요셉의 예수님 장사(27:57-61)
  b. 부활 거짓 뉴스, 무덤 지킴(27:62-66)
a'. 빈 무덤과 천사들의 부활 고지(28:1-8)
    c. 부활 현현과 명령 1(28:9-10)
        c1.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여인들의 만남
          c2. 갈릴리로 가라는 명령
  b'. 부활 거짓 뉴스의 정체(28:11-15)
    c'. 부활 현현과 명령 2(28:16-20)
         c1'. 부활하신 예수님의 제자들과 만남
           c2'.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예수의 선교 명령

   a, b, c 주제가 각각 번갈아가며 두 번씩 등장하는 모양의 동의적 평행법이다. 특히 c주제는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예수님의 명령" 구조를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 저자에 의해서 정교하게 조직된 문학적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동의적 평행법은 특정 레이아웃에 강조점을 주지않고 각 레이아웃들의 의미를 나타내려 할 때 사용되는 평행법이다. 이로 보면, 마태는 예수님의 장사와 부활 사건, 부활에 대한 거짓 뉴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 현현을 골고루 드러내려 했다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마태는 예수님의 부활 현현에서는  "예수님과의 만남+예수님의 명령"이라는 구조를 대조의 짝에서 공통으로 사용해서 눈에 띄게했다고 보인다.   


  a는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를 장사한 사실(27:57-60a),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을 닫은 사실(27:60b),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목격한 사실(27:61)이 주로 다루어져 있다. a'는 a에서 언급한 사실들을 하나하나 대응하여 언급하여 상응하는 짝을 이루었다. 큰 지진으로 돌이 굴려진 사실(28:2), 수직 하던 군병들이 이를 목격하고 죽은 자와 같이 두려움에 떨게 된 사실(28:4), 천사가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말한 사실(28:5-6) 등이다. 이것들은 아래 표와 같이 서로 상호 대응한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를 장사함
(27:57-60a)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을 닫음
(27:60b)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목격함(27:61)
I
V
I
V
I
V
천사가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말함
(28:5-6)
큰 지진으로 돌이 굴려짐
(28:2)
수직 하던 군병들이 이를 목격하고 죽은 자와 같이 두려움에 떨게 됨
(28:4)

  또한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예수의 부활을 수직 하던 군병들이 목격했다는 점이다. 28:11에는 지키던 군병들이 대제사장에게 가서 "되어진 모든 일들을" 말했다 한다. 이 말은 군병들이 예수 부활에 대한 모든 것을 목격했다는 말이다. 이상의 보고는 마태복음에만 나오는 설명으로 예수 부활의 진정성은 물론 예수 부활에 대한 가짜 뉴스를 판정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b레이아웃은 예수 부활에 대한 거짓 뉴스의 진실을 밝히는 내용으로 서로 상응한다. b는 예수 부활에 대한 가짜 뉴스가 발생한 근본 이유를 설명하는 단락이다.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예수의 부활에 대한 예언을 기억하고 예수의 시체를 도둑질하고 예수가 부활했다 가짜 뉴스를 퍼뜨릴까 염려했다(27:63-64). 이는 불신앙에서 나온 염려였다. 하지만 b'에서 실제로 예수께서 부활하자 이들은 염려를 가짜 뉴스로 만들어 유대인 가운데에 두루 퍼지도록 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였다. 특히 마태는 장로들이 목격자인 군병들을 돈으로 매수한 사실을 폭로하여(28:12, 15) 가짜 뉴스의 사악한 본성을 드러냈다. 

 

  c 레이아웃은 '예수님과의 만남+예수님의 명령"이라는 구조를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 구조로 서로 대조되는 짝을 이룬다. c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여인들이 만나고(c1), 갈릴리로 가라는 명령을 받는다(c2). 비슷하게 c'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열한 제자들이 만나고(c1'),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예수에게서 선교 명령을 받는다(c2'). 
 앞에서 언급했듯이 c레이아웃이 중요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이 부활해서 가지게 된 육을 가진 영체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마태는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 이런 식의 접근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주님께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아 종말론적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을 실행하는 인자가 되셨음에 집중했다. 이는 부활하신 주님은 단 14:7의 성취한 분임을 의미한다. 주님께서는 대제사장에게 심문을 받을 때 당신이 받으실 영광을 다니엘의 예언을 근거로 예언하셨다(26:64). 그 예언이 부활을 통해 성취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눈을 예수님의 사역 초기에 있었던 한 사건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것은 마 4:8-9에 나오는  광야에서의 사단의 시험이다. 이 성경을 보면 예수님의 사역 초기에는 세상 모든 나라들과 그 영광이 사단에게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드디어 부활하신 주님은 사단의 유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수난과 죽음의 길을 통해서 그 모든 나라와 영광을 하나님으로부터 받게 된 것이다. 이로 본다면 십자가를 통해서 종말론적 왕으로 등극해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게된 예수님의 모습은 마태복음 4장부터 28장을 포괄하는 inclusio가 된다.

 

  마지막으로 마태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그분의 명령에 대한 적극적인 믿음의 반응을 독자들이 점검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태는 해피 엔딩으로 그의 복음서를 마무리하는데 방해가 되는 한 가지 사실을 적시했다. 그것은 오히려 의심하는 자가 있었다는 사실이다(28:17).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그분으로 인해 도래한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주저했다. 이러한 제자들의 태도는 곧바로 우리 자신에게로 적용된다. 이제는 우리의 몫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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