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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마태복음

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 : 마태복음 26-28장(6)

by 예다준 2022. 9. 2.

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 : 마태복음 26-28장(6)

 

 

 

2. 마태복음 26-28장 전체 구조와 함의

  우리는 앞의 연구에서 마태복음 26-28장을 6개 단락으로 나눌 수 있었고, 각 단락에 숨겨진 미시적인 구조와 마태의 저작 의도를 찾아보았다. 이제는 전체 문학적 구조를 완성할 차례이다. 전체 구조는 미시적 구조들을 통합한 것으로 거시적 구조라 부른다.
  마태복음 26-28장의 전체(거시적) 구조를 간단하게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이 세 개의 레이아웃으로 구성된 내향적 평행법 모양이다. 하지만 문맥의 흐름이 중앙부인 C 레이아웃에 집중된다 보면 교차대조법이라 분류할 수 있다.

A. 십자가-유월절(26:1-57)
  B. 하늘 성전이 세상의 성전을 심판하다(26:58-27:10)
    C. 이스라엘의 왕으로 역설적인 등극(27:11-31)
    C'. 하나님의 아들-종말론적인 이스라엘의 왕으로 역설적인 등극(27:32-50)
  B'. 하늘 성전이 열리고 종말론적 새 시대가 열리다(27:51-56)
A'. 부활-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예수(27:57-28:20)

  거시적 구조에 각 단락의 미시적 구조를 결합하면 완전한 전체 구조가 완성된다. 아마도 마태는 마태복음 26-28장을 다음과 같은 구조로 조직했을 것이라 예상한다.

A. 십자가-유월절(26:1-57)
도입 : 십자가-유월절 고지(26:1-2)
A. 십자가-유월절 준비 1(26:3-19)
  a.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모의(26:3-5)
    b. 한 여인이 향유를 부어 장사를 준비함(26:6-13)
       c. 가롯 유다의 배반 제의(26:14-16)
         d. "나의 때"(카이로스) 준비(26:17-19)
  X. 십자가-유월절 만찬(26:20-35)
      c'. 가롯 유다의 배반 고지(26:20-25)
             x. 떡의 말씀, 잔의 말씀(26:26-30)
          d'. 제자들과 베드로의 세 번 부인 고지(26:31-35)
A'. 십자가-유월절 준비 2(26:36-57)
    b'. 예수님이 기도로 죽음을 준비함(26:36-46)
      c". 가롯 유다의 키스(26:47-50)
        d". 예수의 때 성취를 위한 체포됨(베드로의 반항), 제자들의 도주(26:51-56)
  a'. 대제사장, 서기관, 장로에게 끌려감(26:57) 

  B. 하늘 성전이 세상의 성전을 심판하다-대제사장의 심문(26:58-27:10)
    a. 대제사장의 심문(26:58-68)
      b. 베드로의 세 번 부인(26:69-75)
        c. 유다의 자살과 피 밭(27:3-10)

    C. 역설적인 왕위 등극-빌라도의 심문(27:11-31)
        a.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네 말이 옳도다(27:11-14)
          b. 바라바냐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냐(27:15-18)
            c. 빌라도 아내의 의인 예수 당부(27:19)
              x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27:20-24)
            c'. 그의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27:25)
         b'. 바라바는 놔주고 예수는 십자가로(27:26)
       a'.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찌어다(27:27-31)

    C'. 하나님의 아들-종말론적인 이스라엘의 왕으로 역설적인 등극-왕의 죽음(27:32-50)
     a. 해골의 곳(27:32-33)
       b. 쓸개탄 포도주(27:34)
         c. 예수의 옷을 제비 뽑아 나눔(27:35-36)
           d. 유대인의 왕 죄패(27:37-38)
             e.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27:39-40)
               x. 이스라엘의 왕, 하나님의 아들(27:41-43)
             e'. 강도들의 욕(27:44)
           d'. 어둠이 임함(27:45)
         c'.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27:46-47)
       b'. 신 포도주(27:48)
     a'. 돌아가심(27:50)

  B'. 하늘 성전이 열리고 종말론적 새 시대가 열리다(27:51-56)
     a'. 종말론적 3가지 현상들(27:51-53)
       b'. 백부장의 하나님의 아들 증거(27:54)
         c'. 목격자들(27:55-56)

A'. 부활-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예수(27:57-28:20)
  a. 요셉의 예수님 장사(27:57-61)
    b. 부활 거짓 뉴스, 무덤 지킴(27:62-66)
  a'. 빈 무덤과 천사들의 부활 고지(28:1-8a)
      c. 부활 현현과 명령 1(28:8 b-10)
        c1.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여인들의 만남
          c2. 갈릴리로 가라는 명령
    b'. 부활 거짓 뉴스의 정체(28:11-15)
      c'. 부활 현현과 명령 2(28:16-20)
         c1'. 부활하신 예수님의 제자들과 만남
           c2'.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예수의 선교 명령


  마태복음 26-28장의 문학적 구조의 짜임새는 마태복음에서 손에 꼽을 만큼 조직적이고 치밀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태는 A 단락은 교차대조법으로 메세지를 십자가-유월절 만찬에 집중시켰지만, A' 단락에서는 예수님의 죽음, 부활에 대한 거짓 뉴스, 부활 현현과 명령에로 골고루 분산하기 위해 동의적 평행법을 사용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C 레이아웃을 B 레이아웃의 반쪽들이 나누어져서 앞과 뒤로 감싸는 모양새이다. 마태는 하늘 성전 모티브를 가진 B 레이아웃을 동의적 평행법으로 서로 대조하면서 C 레이아웃을 감싸서 하늘 성전 모티브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역설적인 왕으로의 등극을 원인(C)이고 결과(C')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판단된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은 주님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구속을 이루시고 이스라엘의 왕 위에 등극했다는 사실까지만 강조했다는 것에 있다. 즉 전통적인 해석은 A와 C 단락에 대한 이해에는 충분했으나 병행되는 C' 단락의 메세지인 예수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종말론적인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했음에는 목소리가 작았다. 그러면 B 레이아웃과 A' 단락의 메세지가 가려진다. 마태는 십자가의 결과를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시고(C) 동시에 종말론적 왕이 되셨다(C')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양과 같이 고난 받는 왕으로 구속을 이루셨고(A), 부활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부여받은 종말론적인 왕으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시는 분(A')이 되신다.

  A-C와 A'-C' 사이에서 연결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하늘 성전" 주제를 가진 B 레이아웃이다. B 레이아웃은 A-C의 "고난 받는 속죄의 종 예수-이스라엘의 왕"과 A'-C'의 "종말론적 인자 예수-종말론적 왕"을 이어주는 신학적 배경이자 연결고리로 기능한다. 달리 말해서 예수님의 속죄적 죽음과 종말론적 왕으로의 부활을 연결하는 마태만의 주석이요 신학적 근거이다. 앞에서 보았지만 B 레이아웃에는 마태만의 특수 자료가 가득하다. 그러므로 B 레이아웃의 "하늘 성전" 주제는 마태복음을 이해하는 데에 특별한 중요성을 가진다. 이것은 따로 구분해서 더 깊은 연구를 해야만 하는 분야라 생각한다. 

 


  2-1. 레이아웃별 설명과 함의

  레이아웃의 모양보다 중요한 것은 레이아웃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메세지이다. 레이아웃을 만드는 두 개의 짝은 서로 어울려 모종의 상관관계를 형성하는데, 이 상관관계가 레이아웃이 나타내는 메세지이다. 해석자는 레이아웃으로 구성된 구조를 파악해내고 그 구조가 드러내는 메세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므로 레이아웃별 분석과 설명은 반드시 필요한 성경 해석의 과정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각 레이아웃의 상세한 상관관계와 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세지를 앞에서 충분히 다루었다. 그래서 추가적인 분석과 설명은 사족이라 생각해서 아주 간단하게 미흡한 설명과 고려해야만 하는 함의를 곁들인다.

 

  2-1-1. A 레이아웃의 함의

  A 레이아웃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유월절(A)과 빈 무덤 기사와 부활 현현 기사(A')가 대조를 이루는 짝이다. 예수님의 십자가-유월절은 예수님의 죽음의 의미를 규정하는 사건이고 빈 무덤 기사와 부활 현현 기사는 예수님의 부활의 의미를 규정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A 레이아웃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정의되고 서로 상호 보충이라는 대조되는 관계를 만든다. 이 대조를 통해서 마태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유월절 어린양과 같은 대속의 죽음이고(A), 그분의 부활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전권 대리자로 등극한 심판과 구원의 주가 되었다(A') 증언한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문학적 구조로 볼 때 A와 A'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사역의 완결판이고, 마태의 구원론의 핵심 뼈대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궁극적으로 성취하는 데에 필요한 두 조건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A와 A' 사이에서 하나만을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보아 "수난-부활 기사"로 인식했음이 분명하다. 둘 중에 하나가 우선이고 다른 하나는 보조적이라 보아서는 안된다.

  이것은 한국 교회에서 종종 일어나는 예수님의 구속의 완성에 대한 논쟁의 그림자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른바 "십자가에서 구속이 완성됐다 Vs 부활이 구속의 완성이다"라는 식의 논쟁이다. 이 논쟁은 한국 교회의 신학이 얼마나 성경 본문은 물론 성경 저자의 가르침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는가를 알려주는 돋보기와 같다 할 수 있다. 마태는 예수님의 마지막 사역을 수난-부활 기사의 관점에서 통합하여 보았다.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일을 온전히 성취하셨다. 

 

  2-1-2. B 레이아웃 함의

  B 레이아웃은 같은 "하늘 성전" 주제로 B와 B'가 상응하는 짝으로 기능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주제를 발견하는 데에 전문 신학자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그 신학자에게서 가장 많이 빚진 것은 B 레이아웃을 기록할 때 저자 마태의 관점을 소개받은 것이다. 전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았던 기사들이 이것을 통해서 서로 연관되어 있고, 그래서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메세지가 나타나는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본 연구가 추구하는 결과물 중 하나이다. 성경을 해석하는 관점의 변화, 그것도 성경 저자의 관점에로의 변화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말씀이 새롭게 다가오고, 이것이 개인적이고 더 크게는 교회적인 개혁을 일으키는 불씨가 된다.

  이와 반대로 정체된 성경 해석은 설교로 그치고 아무 개혁도 일으키지 못한다. 이것은 성경 해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실상을 말한 것이다. 성도들은 오늘도 자신을 개혁할 말씀을 기대한다. 그래서 설교를 듣기 위해 피곤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교회로 가는 것이다. 신실한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지 순종하여 자신을 개혁하기를 원한다. 여기에 불을 댕기는 것이 묻혀져 있다 발견된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렇다면 교회와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자들은 가려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 교회와 성도들에게 제공해 주어야만 하고, 개인은 자신에게서 소외된 말씀을 찾아서 스스로를 깨워야 한다. 이에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 성경을 성경 저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는 것이다. 성경 저자가 알려주는 말씀을 찾아서 개인의 마음과 삶에 깊이 묵상을 해야만 한다.  

 

 

  2-1-3. C 레이아웃 함의

  C 레이아웃은 십자가를 통해서 예수님께 이루어진 두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아마도 대부분의 교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로 속죄를 이루었다까지만 알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왕이 되셨다(C). 하지만 여기에서 마태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에 대한 설명은 끝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림으로 하나님의 전권을 휘두르는 종말론적인 왕으로 등극하셨다(C'). 그래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지금 진행하고 계시다(A').  

  안타까운 것은 2천 년 전에 선포된 말씀이 아직도 교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아 어색하게 들리는 현실이다. 그럴수록 이 가르침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에게 일어난 놀라운 구속사적 사건 중 가려진 한 부분을 밝혀준다는 측면에서 아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가르침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이룬 구속이 죄사함을 위한 속죄로 새로운 이스라엘의 왕이 되셨다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정작 마태복음을 살펴본 결과 예수는 이 땅에서 속죄를 위한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우주적 권위를 가지고 있으며 하늘을 열어 하나님의 우주적 구속 계획을 성취하는 종말론적 왕이 되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가르침에 교회가 생소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한국 교회의 성경 해석과 교회의 가르침이 편협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해 준다. 사실 교회 역사를 보면 하나의 가르침이 크게 부각되는 반면에 이와 대등하게 주목되어야 할 가르침이 그늘 아래 묻히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이것은 결국 교회의 부패와 종교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왜 그런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교회의 반응이 하나님의 말씀을 크게 받들거나 아무것도 아닌 양 묻어버리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선택이 오늘 우리의 영성의 현주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태복음 26-28장의 B 레이아웃은 새롭게 주목해야 하는 가치가 아주 큰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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