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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주석이 만들고 싶어지는 성경 해석 연습/바울서신

디모데전서 2장 구조 분석 어떻게 할 수 있는가?(2)

by 예다준 2022. 9. 20.

디모데전서 2장 구조 분석 어떻게 할 수 있는가?(2)

 

 

2. 디모데전서 1-2장 구조와 이해

  서두에서 디모데전서 1-2장을 이해하려 할 때 당면하는 문제로 1장과 2장에 문맥을 단절시키는 삽입 단락의 출현이라 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바울의 논지가 비정상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이다.

 

  2-1. 전통적 해석으로 경험하는 문제 약술

  이해를 돕기 위해 1:3-2:7에 있는 단락들을 내용별로 정리해 보자.

  1) 1:3-11 : 다른 교훈(믿음의 선한 싸움에 대한 암묵적인 언급)
  2) 1:12-17 : 바울의 간증(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
  3) 1:18-20 : 선한 싸움 명령(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4) 2:1-6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기도
  5) 2:7 바울의 부름 받음
  6) 2:8 : 남자들의 기도
  7) 2:9-15 : 여자들의 구원을 위한 행실

  바울은 1:3-11에 첫 번째 믿음의 선한 싸움에 대한 암묵적인 언급을 했다. 여기에서 바울은 다른 교훈이 교회에 들어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다른 교훈을 따르는 자의 특징을 알려주고 경계를 주었다. 그리고 1:18-20에 가서는 선한 싸움 명령하면서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명하고 실패자들을 거론했다. 그러니까 다른 교훈과 믿음의 선한 싸움은 서로 직결되는 주제로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전혀 다른 주제로 보이는 바울의 자서전적 간증 2)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같은 주제인 1)과 3) 사이에 들어간 황당한 삽입구로 문맥을 끊어버려 자연스런 이해에 문제를 만든다. 
  그리고 2장으로 넘어가면 이제까지 1장과 다른 주제로 여겨져 온 4)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기도"가 나온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은 2장은 1장과 다른 목회에 대한 지침이라 해석해 왔다. 그런데 2:7에 가면 간략하지만 2) 바울의 간증과 같은 바울의 부름 받음 7)이 또 나온다. 그래서 세 가지 주제가 아무 규칙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 같은 모양이 된다. 이러한 논리의 흐름은 독자들을 대단히 곤란하게 만든다. 바울은 자꾸 이 말하다 저 말하고 또 다른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1을 "그러므로"라 표현해서 1장을 받으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그리고 2:8-15에는 앞에서 살펴본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두 가지 지침인 6), 7)이 이어진다. 여기에도 1장과 같은 현상이 있다.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두 가지 지침인 6), 7) 사이에 바울의 부름 받음이 주제인 5)가 삽입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해석의 관점에서 디모데전서 1-2장을 볼 때 경험하게 되는 문제를 설명한 것이다. 이로 인해 어떤 학자들은 본문의 통일성이 없기 때문에 바울의 저작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2-2. 전통적인 해석이 경험하는 어려움의 실체

  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바울의 논리는 바울이 이상한 논리를 가진 사람이거나 바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바울의 편지를 어설프게 편집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실을 알려주는 증거가 된다. 어설프게 편집된 디모데전서 1-2장의 모습은 디모데전서 1-2장이 현대인들의 논리에 적합한 직선적 논리와 순차적 논리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 병렬적 논리로 기록되었음을 알려주는 탁월한 증거이다. 앞에서 정리한 1-2장의 목록을 히브리적 평행법의 대조되는 짝으로 만들어 정리하면 이러한 모양이 된다. 

  a. 1:3-11 : 다른 교훈(믿음의 선한 싸움에 대한 암묵적인 언급)
    b. 1:12-17 : 바울의 간증(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
  a'. 1:18-20 : 선한 싸움 명령(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c. 2:1-6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기도
    b'. 2:7 바울의 부름 받음
      c'. 6)-7) 2:8 : 남자들의 기도 + 2:9-15 : 여자들의 구원을 위한 행실

  a. 1:3-11 
    b. 1:12-17 
  a'. 1:18-20 
      c. 2:1-6 
    b'. 2:7
      c'. 2:8-15

  참고로, 위 그림에서 한 단계 더 진전된 구조를 고려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 b. 1:12-17의 "바울의 간증"은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 포함된 하부 단락이다. 그리고 c. 2:1-6의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기도"의 말미에 b'. 2:7의 "바울의 부름 받음"이 붙어 있다. 이것은 바울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돋보이기 위해 첨가된 단락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바울의 간증은 모든 사람의 구원에 포함되는 하부 단락으로 간주하면 위의 평행법은 이렇게 바뀐다.

  a. 1:3-11 다른 교훈(믿음의 선한 싸움)
    b. 1:12-17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
  a'. 1:18-20 선한 싸움 명령
    b'. 2:1-15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교회의 대응 

  결국 바울은 1-2장을 통해서 두 주제, 믿음의 선한 싸움과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위한 교회의 대응을 평행법으로 번갈아가면서 강조한 것이다. 


  히브리인들의 병렬적 논리는 현대인들의 직선적 논리와 달리 여러 개의 주제를 같이 진행했다. 현대인들은 한 개의 주제를 진행하고, 그 주제가 끝나면 다른 주제를 진행한다. 그래서 현대인의 논리에는 직선적 순차적 논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바울과 같은 성경 저자들은 우리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놀라운 논리인 병렬적 논리를 구사했다. 위 그림에서 디모데전서 1-2장에는 두 가지 주제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두 주제는 각기 연관된 세부 주제로 나누어져 더 많은 숫자의 주제들이 사용되었다. 이 모습은 병렬적 논리와 병렬적 구조를 모르는 현대인들에게는 여러 개의 주제를 이것저것 섞여서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병렬적 논리는 병렬적 표현 방법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서로 연관되는 주제들을 짝으로 만들어 대조되는 위치에 배치하는 구조인 평행법이다. 이 구조의 특징은 순서나 인과 관계보다 대조되는 짝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위의 구조와 같이 대조되는 짝이 번갈아, 그것도 중간에 끼여진 모습으로 전개되어도 별로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 진행은 직선적 논리에 익숙하여 순차적, 인과적 구조를 의식하지 않아도 사용하게 되는 현대인들이 보면 논리 진행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보이고 엉뚱한 주제가 삽입되었다 필요한 주제가 갑자기 삭제된 것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디모데전서 1-2장을 이상하게 쓰여졌다고 불평하게 만드는 전통적 해석의 실체이다.

  디모데전서 1-2장에서는 이 문제에 2:1의 접속 부사 "그러므로"와 2:9의 접속 부사 "또 이와 같이"가 추가되어 해석상의 곤란함이 가증된 것이다. 하지만 디모데전서 1-2장이 병렬적 논리에 의해서 병렬적 문학 구조로 짜여졌다는 것을 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오히려 성경 저자들이 만든 구조의 치밀함에 놀라게 된다.  

 


  2-3. 디모데전서 1-2장의 전체 구조

  이전 연구에서 제시한 디모데전서 1-2장의 문학적 구조를 보다 상세하게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a. 다른 교훈과 경계의 목적, 다른 교훈을 따르는 자의 특징(1:3-11) 
  a. 다른 교훈(3-4)
    b. 경계의 목적(5)
  a'. 율법의 용도(6-10)
    b'. 영광의 복음(11)

  b.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1:12-17) 
  a. 바울의 감사(12)
    b. 바울이 긍휼을 받은 이유(13)
      x. 모든 사람이 받을 그리스도의 은혜(14-15a)
    b'.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긍휼을 베푼 이유(15b-16)
  a'. 바울의 찬양(17)

a'. 선한 싸움 명령(믿음과 착한 양심)과 실패자들(1:18-20) 

  b'.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기 위한 권면(2:1-15) 
    a. 모든 사람(특히 로마 제국)이 구원받기 원하는 기도(2:1-8)
      a.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기도(2:1-2a)
        b.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 원하는 하나님과 모든 사람의 구원의 속전인 예수 그리스도(2:2b-6)
        b'.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세움 받은 바울(2:7)
     a'. 남자들의 분노와 다툼 없는 거룩한 기도(2:8)
    b. 여자들(특히 문제를 일으킨 한 여인)의 구원을 위한 행실(2:9-15)
      a. "여자들"의 하나님을 공경하는 행실(2:9-10)
        b. "여자"는 일절 순종함으로 종용히 배우라(2:11-12)
        b'. "여자"가 일절 순종함으로 종용히 배우는 삶의 성경적 이유(2:13-14, 15b)
      a'. "여자들"의 믿음과 사랑과 거룩한 행실의 결과 : 구원(2:15a)

  위 구조는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해가 쉽다. 

a. 다른 교훈과 경계의 목적, 다른 교훈을 따르는 자의 특징(1:3-11) 
  b.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그리스도의 은혜(1:12-17) 
a'. 선한 싸움 명령(믿음과 착한 양심)과 실패자들(1:18-20) 
  b'.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기 위한 권면(2:1-15) 

  디모데전서 1-2장은 두 가지 주제가 동의적 평행법으로 반복되었다. "다른 교훈"과 "(믿음의) 선한 싸움"으로 연결된 주제(a와 a')와 "모든 사람의 구원" 주제(b와 b')이다. 바울이 두 개의 레이아웃으로 1-2장을 구조화한 것은 에베소 교회를 위태롭게 하는 대적자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a와 a'의 대적자는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히브리적 거짓 교사들이고, b와 b'의 대적자는 실재 대적자로 남성들을 가르침으로 문제를 일으킨 한 여성과 가상적인 대적자인 로마 정부이다.    
  이들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대적자는 a와 a'의 대적자로 보인다. 이는 디모데전서 1-2장과 문학적 구조로 대칭되는 6:3-19에 이들이 한 번 더 언급(a"와 a"')되기 때문이다. 

A'. 다른 교훈, 구원과 선한 싸움, 경건(6:3-19)
   a''. 다른 교훈과 다른 교훈을 따름의 결과(6:3-5)
     b''. 자족하는 경건과 돈을 사랑함에서의 구원(6:6-10)
  a'''. 믿음의 선한 싸움 명령(6:11-21)
     b'''. 부자가 생명을 얻기 위한 권면 (6:17-19)

  바울은 이 단락에서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거짓 교사들에 대한 믿음의 선한 싸움을 다시 엄히 명령했다. 그리고 남성들을 가르침으로 문제를 일으킨 한 여성을 언급한 것과 비슷하게 돈을 사랑하는 부자들의 구원에 대한 경고(b"와 b'")도 첨가했다. 이로 보면 디모데전서의 처음(1-2장)과 마지막(6:3-19)은 "교회의 문제가 되는 대상(대적자) + 대적자의 구원을 위한 교회의 대응" 구조가 같고, 이 구조에 준해서 전체 문학적 구조가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디모데전서 1-2장과 6:3-19의 "교회의 문제가 되는 대상(대적자) + 대적자의 구원을 위한 교회의 대응" 구조

 


3. 마무리와 함의

  성경 말씀을 구조 분석하는 일은 마지막에 반드시 놀라움을 주는 것을 경험한다. 놀라움이란 수없이 성경을 읽었어도 이런 사실을 왜 몰랐을까라는 놀라움과 성경에 이렇게 조직적이고 세밀한 교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놀라움이다. 본 연구를 통해서 발견한 몇 가지 사실들을 요약하면서 함의를 대신한다.

  1) 가장 큰 발견물이다. 디모데전서 1-2장은 "교회의 문제가 되는 대상(대적자) + 대적자의 구원을 위한 교회의 대응" 구조로 기록되었다. 이 구조로 보면 디모데전서 1-2장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단락들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2) 디모데전서 1장과 2장을 단절된 가르침으로 보는 전통적인 해석 방법은 지양(止揚)되어야 한다. 이 해석 방법은 디모데전서 1-2장으로부터 많은 의문을 일으켜 저자인 바울을 비논리적인 사람으로 디모데전서를 비바울적인 성경으로 만든다. 

  3) 디모데전서 1-2장의 각 구절들, 특히 4대 난제라고 하는 것들을 해석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결정적인 도움은 아니지만 답을 찾는데 걸림이 되던 돌 덩어리 몇 개를 치운 것은 될 것 같다. 

  4) 마지막으로 "성경 저자 중심의 문체-구조적 성경 해석"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단어나 구절, 문장 중심의 주석적 해석법은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에게는 도전이 어려운 방법이다. 성경 원어를 그냥 아는 수준이 아니라 원문을 분석하고 정확한 해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정도로 숙달되어야 하고, 관련된 전문 서적과 논문들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문체-구조 중심의 성경 해석은 원어를 잘 몰라도 가능하다. 원어에 대한 문제는 관련 논문이나 자료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신학을 약간이라도 공부한 자라면 누구나 가능한 성경 해석 방법이 "성경 저자 중심의 문체-구조적  성경 해석"이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전혀 허접하지 않다. 주석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그래서 다른 이에게 나누고 싶은 수준의 연구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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